"좋아? 좋아? 좋아?"
"아니 안 좋아 이새끼야" 무념무상 박히다가
뒤돌아 손이 올라갈 것만 같은 동기부여 전문가다운 질문이다
'여성이 좋은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알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직접 박히는 입장이 아니라면
나는 잠자리에서 냉정하고 솔직한 편이다
그래서 섹스피드백이나 필로우토크도 서슴지 않는 나지만
이런 나도, 내 남자친구를 위해서 종종 연기를 할 때가 꽤 있다
신음은 사실 별 느낌은 없어도, 몸이 흔들리면 자연스레 새어 나온다 움직이게 되니까 열이 오르고 땀이 난다
볼은 자연스레 붉게 번지고, 몸을 움직이는 게 힘들어서 찡그리게 된다
어쩌다 시오후키를 하더라도 쾌감보다는 그저 시원하다
눈물도 대단한 쾌감으로 나는 것이 아니라, 눈의 압력이 느껴져서 흐른다
골반의 미세한 떨림도 상대방을 위해서 미묘하게 조절해서 만들어낸다
아예 별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백종원 아저씨의 제육볶음처럼 그냥저냥 무난히 맛있게 한 끼 때우기 괜찮은 정도다
그래도 밥 먹을 때는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예의지 않나, 밥 차린 사람한테는
대단히 좋지도, 대단히 나쁘지도 않다
그냥 딱 그렇다 대부분의 섹스가
그런 무난함 속에서 '진짜' 좋은 섹스를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알기가 어렵다는 것을
내 8년 전 내 오르가즘을 복기하면서 이야기해 본다
나는 평생의 오르가즘을 딱 1번 느껴봤다
두 번째 남자친구에게 말이다
일단 두 번째 남자친구의 섹스는 구렸다
첫 번째, 두 번째 남자친구 둘 다 성기가 꽤 작아서 그게 평균인 줄 알았다
야동도 안 보고 섹스도 별 경험이 없어서 작은 줄도 몰랐다
관계하는 도중에도 뭔가 영 시원하지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다
등을 시원하게 긁고 싶은데 손이 안 닿는, 그런 답답함
항상 좋은 척, 최대한 신음을 간드러지게 내려고 노력했었다
21살의 어린 나에게는 그게 최선의 배려인 줄 알았다
그런 '좇운'이 없는 나에게도 세상 특별한 '오르가즘'이라는 것이 찾아온다
두 번째 남자 친구를 워낙 싫어해서, 섹스한 과정은 건너뛰고 오르가즘을 경험한 부분만 이야기만 해보자
내 첫, 오르가즘은 말이다
시작된 첫 순간부터
신음이 아예 안 나왔다
정말 '억' 소리조차 나오지를 않았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3초
그 3초 말이다
뇌와 육체가 공명하여, 온몸의 세포 파동으로 우주가 폭발하는 듯한 감각
눈앞이 안보였다
그 경험으로 인해, 나는 확언한다
나는 분명히 오르가즘을 느꼈음을
동시에 배가 너무 아팠다
자궁수축이라는것도 동시에 찾아왔다
나는 오르가즘이 끝나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서 배를 끌어안고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그렇게 15분을 끙끙댔다
아랫배의 겉 피부가 꽤 차갑게 느껴졌다
나아질 때까지 아랫배가죽을 꼬집는 것처럼 꽉 꽉 크게 주물렀다
어떤 경험인 줄도 모르고 쾌락과 쾌감보다는 복잡스러웠다 그리고 내 중추신경은 녹아, 흐물거렸다
반갑지 않은 지쳐버린 감각에 멍할 뿐이였음을
그게, 내 21살 첫 오르가즘이자, 내 지금까지 삶에 있어서 마지막 오르가즘이다
두 번째 남자친구는 아마 내가 볼일이 급해서 화장실에 갔을 거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내가 일생 최고의 쾌락을 맛봤을 거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행동들이었다
그때의 나는 오르가즘을 느꼈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어서
그에게 등을 돌리고 앓다가 이내, 조용히 잠들었었다
곰곰히 복기했을 때 알게 되었다
내가 여성들이 바라고 바라던 평생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 '경험'을 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나에게 '불멸의 신화'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그냥, 일생의 첫 번째 오르가즘일 뿐이다
그것이 정말 특별한 감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섹스 만족도랑은 별개다’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남성들은 항상 자신들에게서 '오르가즘'을 느끼기를 바라고 연속된 섹스로 엉망진창이 된 여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연속오르가즘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할 텐데
음, 아닐 것이다 대부분이
내가 그렇게 연기했으니까
연속오르가즘을 느낀 것처럼
그래야, 신나서 섹스를 마구 한다 :) 하하
내 단편적인 결론으로는 오르가즘과 섹스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는 오르가즘을 한번 맛보게 하면
그 남자랑 헤어지기 힘들다고 하는데
음... 글쎄다?
한번 맛보기도 했고, 미련 없다
그 새끼랑 헤어질 때는 '다른 남자랑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한번에 쿨하게 헤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잠자리에 미련보다는 후련했다
오히려 다른 남자와의 섹스가 더 기대가 되었는걸
말하고자 하는 게 뭐냐고?
음... 오르가즘이랑 섹스 만족도랑 별개라고
헤어져도 별 미련 없다고
그게, 내 결론
아, 참 정말 궁굼해도
여자에게 좋냐고 물어보지 마라
이마에 별점 0.5점 박아버리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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