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그 여자들의 섹스'라는 책에서는
남성들이 여성들을 만족시키지 못할까 봐 많이 긴장한다고 한다
또 그에 대한 해법으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알려주었는데
나는 그것들을 이미 많이 실천하고 있어서 남성들을 위한 행동들을 알게 모르게 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썸의 막바지쯤에 남자들은 '진짜 이상형이 무엇이냐?'라고 자주 묻고 했는데
"섹스를 잘하는 남자"
라고 기개가 넘치게 말하곤 했었다
그때마다 대부분 남성은 오묘하게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곤 했는데
아마 '내가 이 여자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겠지
첫 잠자리에서 제대로 발기하지 못했던 남자친구는
'아 나 차이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고...
어떻게든 세워보려는 진땀을 흘리는 그의 손목을 잡고선
까르르 웃으며 폭 품어버렸다
그래, 그냥 웃었다
그가 좋아서, 귀여워서, 당황해서 그래서 웃었다
꽉 안고서 놓아주질 않았다
섹스가 별로든 좋았든 나는 잠자리에서 참도 잘 웃었다
나는 이 방식으로 꽁꽁 묶인 긴장감을 한가닥씩 풀어냈다
나라는 사람은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좀처럼 웃지 않는 사람인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귀여운 미소를 지어주기도 하는 여자이기도 하다
그런 난, 섹스를 할 때 많이 정말 많이 웃는다
고조되기 전 그의 품에 파고들어 먼저 가벼운 뽀뽀를건네면, 그는 더 깊은 키스와 애무로 나에게 화답해 준다
진하게 섞다가도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남자친구는 왜 웃느냐고 자기의 테크닉이 웃길 정도냐고 묻기도 하지만, 사실은..
잘생긴 남자친구 얼굴을 보면 웃음이 난다
키스까지 하면 거의 웃음 치료와 맞먹는다
원래는 좀 더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진중한 섹스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상대에 따라 좀 더 친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이끌어 가기도 한다
당장에 발기나 성공적인 섹스가 아니어도, 뻘뻘 대는 그를 내 속에 말랑하게 넣어놓곤 폭 안아버렸다
"아... 미안"
"괜찮아 지금도 네가 내 안에 있잖아"
말하곤 그의 뒤통수를 신생아를 달래듯, 부드럽게 둥글렸다
그 대답에 그는 온 힘을 빼고 내 위로 뒤덮였다
말랑하면서 단단한 촉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굉장히 따스하고 몽글거린다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가까워진 채로 있었다
진실하게 사랑했기에,
남성성을 폄훼하지 않을 수 있었었다
단순히 하룻밤이던가 섹스파트너였었다면
나 또한 자위도구는 폐기하고 다른 섹스토이를 찾았을걸
'섹스 못 하는 남자 싫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다
또 다르게 긴장을 풀어줬던 방법은,
부드럽게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었다
모텔에 들어와 이미 누워있는 괘씸한 남자친구에게 몸을 던지고 깔고 뭉갠다
남자친구들은 워낙 양반이었던지라 조금의 신음을 내고 가만히 있는 게 다였다
재미가 없어진 나는 그의 골반 위로 올라가 사악한 웃음을 짓는다
물음표가 가득 섞인 표정에, 내 손은...
그의 겨드랑이를 잡고 쑥 깊게 눌러버린다
겨드랑이, 쇄골, 치골 근처를 마사지해 주면 혈액순환, 부종 제거 좋다
여기에는 워낙 내성이 없어서 '끄읍' 소리를 내며 사정할 때만큼 찌푸리는 표정을 짓는 게 재미있다
머리 두피부터 발끝까지 정성스레 몸이 떡이라고 생각하고 빚어내면 완전히 녹아버린 커다란 반죽 덩이가 완성된다
이렇게, 정성스레 마사지를 해주면, 남자친구는 누운 채 고개만 치켜들며 내 뒷모습을 감상한다
자연스럽게 섹스를 얻어낼 수 있다.
예쁜 짓을 하다 보면 떡이라도 하나 얻어먹나보다
남자들이란 참 사명감이 많은 동물이다
일이던, 가정이던, 섹스까지도 말이다
가끔은 그들은 출사표는 굳세다 못해 비장하다
그와 반대로 그 단단한 마음에 오히려 말랑함이 깃들어버리기도 한다
너무 진지한 것도 좋지만은 않나 보다
'실수'가 '실패'로 정의하지 않기를 바랐을 뿐
'과정'이니까
두세번 안아주면 곧잘 잘할 걸,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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